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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주권 확보 나선 '백신' 강자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주권 확보 나선 '백신' 강자들

등록 2023.08.02 16:48

유수인

  기자

LG화학, 영아용 6가 혼합백신 개발에 2천억 투자 수급 안정화 기여···글로벌 필수백신 시장으로 확대 녹십자·차백신연구소 등 '프리미엄 백신' 개발 한창

LG화학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영아용 6가 혼합백신의 첫 국산화에 나섰다. 회사는 소아마비백신 '유폴리오', 5가(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B형간염, 뇌수막염) 혼합백신 '유펜타' 등 영유아 필수백신들을 보유 중이다. 사진=LG화학 제공LG화학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영아용 6가 혼합백신의 첫 국산화에 나섰다. 회사는 소아마비백신 '유폴리오', 5가(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B형간염, 뇌수막염) 혼합백신 '유펜타' 등 영유아 필수백신들을 보유 중이다. 사진=LG화학 제공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백신 시장에 국내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백신 자급률을 끌어올려 수급 안정화에 기여하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옛 LG생명과학 시절부터 백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온 LG화학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영아용 혼합백신의 국산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LG화학이 개발하고 있는 'APV006'은 '정제 백일해(aP)' 기반 6가 혼합백신이다.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5가(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뇌수막염) 대비 접종 횟수를 2회 줄일 수 있고, B형간염까지 총 6개 감염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회사는 최근 'APV006'의 국내 임상 1상에 첫 시험자를 등록했다. 해당 임상은 'APV006'과 이미 상용화된 6가 백신인 '헥사심(성분명 헥사심프리필드시린지주)'의 안전성·면역원성을 비교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LG화학은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APV006' 임상개발 및 시설 구축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이 토종 6가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NIP에는 4가와 5가 혼합백신만 포함돼 있다. 지난 2021년부터 국내 공급을 시작한 사노피의 '헥사심'은 현재 유료로만 접종이 가능하나, 추후 국가사업 도입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글로벌 제약사가 개발한 백신은 해외 제조사의 국가별 공급전략, 품질이슈 등이 국내 백신 수급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

실제 지난 2021년 GSK가 국제공통기술문서(CTD)에서 오류를 발견해 영유아용 5가 혼합백신을 포함, 수입 의존도가 높은 프리미엄 백신들의 공급을 중단해 국내에서 예방접종 대란이 발생한 바 있다.

LG화학은 적기 투자를 통해 6개 백신의 모든 원액 제조기술을 내재화하고, 국내 상용화를 가속화해 중장기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진출 국가도 지속 확대해 글로벌 NIP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방침이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는 옛 LG생명과학 시절부터 영유아 필수백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회사는 지난 1996년 국내 최초로 유전자 재조합 B형 간염 백신 '유박스'를 개발한 후 지난 20여년간 유니세프 입찰 등을 통해 전세계 80여개국 2억명 이상의 영유아들에게 공급해온 바 있다.

또 2016년 개발한 5가 혼합백신 '유펜타'는 유니세프의 2017년~2019년 정규 입찰을 통해 전세계 영유아 약 3000만 명의 질병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소아마비백신 '유폴리오'와 '유펜타'의 유니세프 입찰에 참여해 총 2억불 규모 수주 계약 체결에 성공하고 글로벌 메이저 공급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LG화학은 국제기구 조달시장 진입을 목표로 전세포 백일해(wP) 기반 6가 혼합백신 'LBVD' 임상 2상도 진행 중이다.

백일해는 백일해균 전체를 적용한 '전세포 백일해(wP)' 항원과 이의 안전성을 추가 개선하기 위해 백일해균의 특정 항원만을 적용한 '정제(aP) 백일해' 항원으로 나뉜다. 저개발국에 백신을 보급하는 국제기구 외에 대부분의 개별 국가는 aP 백일해 항원을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낮은 백신 자급률은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피내용 결핵 백신(BCG)의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공급 중단사태가 다수 발생하면서 현재 GC녹십자가 결핵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수막구균 백신도 글로벌 제약사 GSK의 국내 공급 중단으로 수급 차질이 발생했고, 유바이로직스가 수막구균 백신을 개발 중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낮은 백신 자급률은 국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피내용 결핵 백신(BCG)의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공급 중단사태가 다수 발생하면서 현재 GC녹십자가 결핵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수막구균 백신도 글로벌 제약사 GSK의 국내 공급 중단으로 수급 차질이 발생했고, 유바이로직스가 수막구균 백신을 개발 중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프리미엄 백신 개발도 한창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프리미엄 백신은 '국가필수무료백신 이외에 추가적인 면역 형성이 필요해 사용되는 고품질, 고부가가치의 백신'으로 정의된다. 대상포진, 수막구균, 로타바이러스, 결핵(BCG, 경피용) 백신, 폐렴구균,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A형 간염 백신 등이 포함된다.

차백신연구소는 최근 재조합 단백질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인 'CVI-VZV-001'의 임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 1상 임상시험계획을 변경 신청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승인 받은 임상시험은 만 50세 이상 65세 미만의 건강한 성인 24명을 1군, 2군, 대조군 등으로 나눠 용량별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는 내용이었다. 현재 1군 투여가 완료된 상황이고, 2군과 대조군은 내달 투여가 완료될 예정이다.

연구소는 계획보다 수개월 빠르게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용량을 탐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백신의 용량을 더 높인 시험군(3군)을 추가하기로 했다.

염정선 차백신연구소 대표는 "이를 통해 기존 상용화된 백신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CVI-VZV-001의 우월성을 보일 수 있는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임상시험변경 계획이 승인되면 신속하게 임상시험을 진행해 제품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GC녹십자는 미국 자회사 큐레보를 통해 대상포진 백신 'CRV-101'의 미국 임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중 미국 임상 2b상 톱라인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CRV-101'은 기존 대상포진 백신과 비슷한 효능을 보이면서 부작용 부담이 적은 동시에 최적의 면역반응을 내도록 설계된 서브유닛(Subunit) 백신이다.

임상 1상에서 3등급의 주사 부위 반응이 없었고 3등급의 전신 부작용은 낮은 비율(1.3%)로 나타났으며, 체액 및 세포 반응으로 측정했을 때 강력한 면역원성을 보였다.

대상포진 백신을 처음으로 국산화시킨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빅파마가 주류를 이루는 글로벌 백신 시장으로 진출을 넓혀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약독화시킨 생백신이다. 그간 글로벌 제약사에서 개발한 하나의 제품이 약 8200억원(국내시장 약 800억원) 규모의 세계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가운데 2017년 스카이조스터가 출시됐고, 시장 진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도즈를 달성하며 블록버스터 백신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국내 시장 점유율은 판매량 기준 54%로,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 1위를 달성했다.

'스카이조스터'는 지난 2020년 5월 태국에서 첫 글로벌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지난 1월 말레이시아 국가의약품관리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회사는 이러한 개별 국가 허가와 더불어 연내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평가(Pre-qualification)를 신청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움직임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수막구균 백신은 국내에서는 유바이오로직스가 유일하게 개발 중이다.

지난해 수막구균 예방백신의 세계시장 규모는 3조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선진국에서 개발된 높은 가격의 수막구균 백신은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를 통한 공공시장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수막구균 백신 또한 GSK의 국내 공급 중단으로 국내에서 수급 차질이 발생한 바 있다.

수막구균성 질환자는 전세계적으로 매년 50만명이 발생해 그 중 7만5000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결핵백신은 GC녹십자와 큐라티스가 개발 중이다. GC녹십자는 영아를 대상으로 한 피내용 결핵백신(BCG) 'GC3107A'의 국내 임상 3상을 끝냈다.

큐라티스는 지난달 장년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 중인 결핵백신에 대한 2a상 임상시험계획을 식약처에 신청했다.

아울러 청소년 및 성인용 결핵백신 QTP101의 다국가 2b·3상도 진행 중이다. 이 임상연구는 정부 과제로 선정되기도 해 개발비 일부를 지원 받고 있다. 회사는 QTP101의 2b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 면역원성, 유효성을 평가하고 3상 임상시험 진입을 위한 중간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현재 국내 백신 자급률은 2021년 기준 40%가 채 되지 않는다. 프리미엄 백신의 자급률은 이보다 더 낮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프리미엄 백신 또한 수입 백신 가격 인상과 물량 변동에 영향을 받아 국산화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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