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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등 도시정비 ‘시공사 교체’ 칼바람···"슈퍼갑"VS"사업성 제고"

재건축 등 도시정비 ‘시공사 교체’ 칼바람···"슈퍼갑"VS"사업성 제고"

등록 2017.03.28 08:15

이보미

  기자

시공사·조합간 수싸움 치열의견 충돌 시 ‘시공사 교체 카드’ 이용건설사 무리한 수주 경쟁에 ‘자승자박’

서울 한 재건축 건설현장 모습. 사진=서승범 기자 seo6100@newsway.co.kr서울 한 재건축 건설현장 모습. 사진=서승범 기자 seo6100@newsway.co.kr

최근 수도권 도시정비 사업에 부는 칼바람이 매섭다. 수도권 주요 재건축 조합에서 잇따라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의 무리한 수주경쟁 탓에 재건축 조합이 일명‘슈퍼갑(甲)’에 올라섰다는 분석과 함께 ‘시공사 교체 카드’가 조합들에게 공사비를 낮추고 일반 분양가를 높이기 위한 사업성 제고 수단으로 부상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재건축 조합 측은 내년 부활 예정인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속도전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시공권만 따고 나면 협상 과정에서 불성실하게 돌변하는 건설사들의 태도에 시공사 교체는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과천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은 앞서 시공사로 선정했던 포스코건설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대우건설을 최종 시공사로 확정했다.

설계 변경을 위해 600억원의 공사비를 증액해야한다는 포스코건설의 요구에 조합원들의 부담금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재건축 조합이 시공 계약을 해지한 것이다. 당시 조합 측은 “포스코건설 측과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총회를 열고 시공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고 전했다.

수도권 지역 재건축 단지의 시공사 교체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서초방배5구역은도 시공사교체를 결정했다. 재건축 조합은 지난 18일 방배5구역 주민총회를 열고 시공사 해지건을 통과시켰다. 당시 총회에서는 전체 조합원 1144명 중 970명이 투표에 참여해 865명이 시공사 해지에 찬성했다.

시공사인 프리미엄사업단이 조합 운영비를 대여해주지 않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프리미엄사업단은 최선을 다했지만 이같은 결정이난 것에 대해 법적 대응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대치동 구마을 3지구, 성북 장위 6구역과 강동 고덕 3단지등도 시공사 교체를 검토했었다. 다만 이들은 현재 기존 시공사와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불어오는 이같은 ‘시공사 교체’ 바람에 업계는 공사비 등을 두고 둘러싼 시공사와 조합간 수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시공 물량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건설업계에서 안정적인 재건축 사업에 건설사들의 무리한 수주가 과열되면서 자승자박(自繩自縛)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불과 몇년 전만해도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측에 ‘해주세요’라는 입장이었지만 최근에는 완전 상황이 달라졌다”며 “현재는 시공 물량도 없고 신규 사업 보다는 훨씬 안정적인 재건축 사업에 건설사들 사이에서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조합의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재건축 조합 사이에서 시공사를 교체하면 더욱 유리한 조건에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인식까지 퍼지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건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서 시공사를 교체한 재건축 단지들은 모두 더욱 유리하고 만족스러운 조건에 시공사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안다”며 “이같은 사실이 다른 조합에도 알려지면서 다들 더 좋은 조건에서 재건축을 진행하려고 욕심내는 단지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재건축 조합에선 볼멘 소리도 나온다.

재건축 조합 한 관계자는 “내년 부활할지도 모르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때문에라도 사업을 최대한 빨리 추진하려는 입장에서 시공사와 협상 지연으로 시간을 더 끄느니, 더욱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는 다른 건설사를 택하는 것을 한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뿐”이라며 “시간도 없는데 그렇게 막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고 싶어서 바꾸는 곳이 어딨겠냐”고 꼬집었다.

뉴스웨이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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