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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금융당국은 괜찮다지만···심상치 않은 은행 연체율

금융 은행

금융당국은 괜찮다지만···심상치 않은 은행 연체율

등록 2023.06.27 15:34

정단비

  기자

올해 3분기 말 은행 연체율 0.33%2020년 6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모니터링 강화 등 건전성 관리 만전 기해야"

올해 3분기 말 기준 은행 연체율은 0.33%로 2020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올해 3분기 말 기준 은행 연체율은 0.33%로 2020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금융권 연체율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2금융권에 비해 연체율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긴 하지만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각 업권별 연체율은 ▲은행 0.33% ▲저축은행 5.07% ▲캐피탈 1.79% ▲카드 1.53% ▲상호금융 2.42% ▲보험 0.30%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2금융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가파르게 증가하자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카드사, 캐피탈 등 2금융권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연체율 관리 상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다만 은행 역시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국내은행의 분기별 연체율은 그간 코로나19 관련 대출에 대한 유예 조치로 인한 착시효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해오다 지난해 6월 말 이후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바 있다. 특히 올해 3월 말 기준 연체율은 2020년 6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기도 하다.

더구나 코로나19 및 경기 부진 등의 여파로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연체율은 8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세웠다.

작년 3분기 1014조2000억원, 4분기 1019조9000억원보다 더 불어난 수준이다. 연체율 상승 속도도 작년보다 빨라졌다. 1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작년 4분기보다 0.35%p 더 높아진 1.00%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 0.76%를 기록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이며 2015년 1분기(1.13%)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다.

은행권과 비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올해 1분기 기준 각각 0.37%, 2.52%로 작년 4분기에 비해 0.11%p, 0.92%p 높아졌다. 은행권 연체율은 2019년 0.38%를 기록했던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고 비은행권 연체율은 2020년 2분기(2.49%)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금융당국은 연체율 상승세에 대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달 금감원은 은행‧중소서민금융 부원장 주재로 '가계대출 동향 및 건전성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우려를 불식시킨 바 있다.

이어 한달여 만인 지난 20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에서도 금융위·금감원·한국은행·금융협회 등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현재 연체율 수준이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나 저축은행 사태 등의 시기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우리금융회사의 자본 적정성 등을 감안할 때 시스템적 위기로 확대될 우려는 없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그러면서도 당분간 연체율 상승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연체율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연체율 관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나가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금융권의 건전성 악화 원인이 경기침체도 있지만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가계와 기업 등 차입자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기존 대출에 따른 이자 비용도 증가해 차입자들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봤다.

특히 최근의 금리 상승세는 짧은 기간에 높은 상승률을 보여 기업들이 고금리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데다,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거나 복귀가 어려울 수도 있어 한계기업들의 부실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최근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의 비중이 점차 증가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아졌는데,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이들이 버티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코로나19 대출에 관한 유예 조치가 9월 종료될 예정인 만큼 은행들의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존재한다. 올해 3월 말 상환유예 지원 대상 여신은 전체 잔액의 7.7% 정도인데다 분할 상환 등으로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도 있으나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경기 회복이 늦어질 경우 부실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국내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고 연체율 역시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한계기업 부실화 가능성, 코로나19 대출 유예 조치 만료 등 요인들을 고려할 때 금융당국과 은행들은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은행의 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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