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제도개선 토론···'불법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 놓고 격돌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과 관련해 본격적인 토론이 열린 가운데 '불법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는 강훈식·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매도,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됐다. 이는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을 다루는 올해 첫 토론회다.

이날 김경협 의원은 "시장경제가 유지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과 투명성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공매도 개선법 발의 후 법안소위에서 심의를 앞둔 상황이며 이에 앞서 공매도 제도에 대한 여러 의견을 다시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매도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갈렸다. 무차입 공매도에 한해 근절해야 한다는 의견과 공매도는 시장가격을 안정화한다는 의견, 공매도 규제에 따라 주가 발견 효율성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의견 등이 대립했다.

첫 번째 발표를 맡은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공매도의 순기능은 인정하되 불법 무차입 공매도는 근절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김 교수는 "공매도는 주식의 거품을 제거해 주식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 주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라며 "반면 불법 무차입 공매도의 경우 주가하락을 야기하는 경향이 있어 근절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왕수봉 아주대학교 교수는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은 나타나지 않으나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공매도 관련 안내가 부족해 이는 보완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왕 교수는 "연구를 살펴보면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장 교란을 했다는 의견에는 시장 안정성을 해치기보다는 가격발견에 기여를 했다고 보인다"라며 "다만 개인 대주에 대해서 반대매매가 일어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안내가 부족해 개인 투자자의 의무와 관련 안내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견도 나왔다. 토론자로 참석한 빈기범 명지대학교 교수는 "공매도 규제에 따라 경제 성장률이나 기업의 고용 등이 현격히 달라지기는 어렵다"라며 "다만 내부자 거래로 주가조작을 사후에 적발할 시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공매도 비판에 앞서 내부자가 앞선 정보를 알고 공매도를 통해 이익을 얻었다든지 등의 불공정행위와 결부된 가능성이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라며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 시스템을 강조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와 박순혁 작가 또한 불공정행위에 대한 감시 시스템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무차입 공매도를 잡아내기 위한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하다"라며 "다른 나라에서 시행하지 않는다 해서 안 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시장에 '배터리 아저씨'로 알려진 박순혁 작가 또한 "불법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비용을 문제로 구축할 수 없다는 것은 변명"이라며 "때문에 각종 불법 공매도가 양산되고 있어 불법 공매도 적발 관련 전산화를 촉구드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불법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과 관련해 송기명 한국거래소 주식시장부장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사항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송기명 부장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는 증권사에 자산을 맡기지 않고 주문만을 넣기 때문에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 추적하기 위해서는 증권사와 자산을 보관하고 있는 은행 간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기술이 필요하다"라며 "하지만 거래가 계속해서 이뤄지는 상황에서 그러한 정보를 파악하려는 것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도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여상현 한국예탁결제원 증권대차부차장 또한 "모든 대차거래가 전부 공매도에 활용되는 게 아니라 파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며 "주식 등을 빌려온 거래주체가 주문을 내는 창구가 달라 개인 투자자들처럼 주식을 빌려준 증권사와 잔고 자체가 일치하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라며 실시간 무차입 공매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의 어려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