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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KT&G '셀프연임' 제동···백복인, 또 연임 나설까

유통·바이오 식음료

KT&G '셀프연임' 제동···백복인, 또 연임 나설까

등록 2023.12.11 15:44

김민지

  기자

작년 KT 연임 우선심사에 국민연금 '셀프 연임 우려' 표명KT&G 이사회, 잡음 요소 사전 차단···'선제적 조치' 해석백복인 세 번째 연임 도전 나서도···최근 성과 물음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KT&G 이사회가 사장 연임 우선심사를 폐지하는 등 이사회 규정을 손질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백복인 사장이 세 번째 연임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업계는 백 사장의 연임 도전을 예단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앞서 KT의 대표 선임 과정에 연임 우선심사 제도 등 투명성 논란이 일며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탓이다.

11일 KT&G에 따르면 KT&G 이사회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현직 사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다른 후보자에 우선해 심사할 수 있는 조항을 삭제하는 등 이사회 규정을 개정했다. 이번 연임 우선심사 조항 폐지는 사장 선임 절차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외풍 있었지만···내부 지지·단단한 실적에 재연임 성공
백 사장은 지난 2015년 10월 사장 자리에 처음 올랐다. 그해 7월 민영진 전 사장이 자진사퇴하면서다. 이후 2018년 연임에 성공했고, 2021년 재연임에 성공하면서 'KT&G 최장수 CEO'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KT&G가 민영화된 이후 CEO를 지낸 곽영균(2004년 3월~2010년 2월), 민영진(2010년 2월~2015년 7월) 사장 등은 모두 연임에 성공했지만, 재연임까지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백 사장이 재신임을 받았던 배경으로는 최초의 공채출신 대표인지라 내부 지지가 두텁다는 점과 꾸준한 실적 성장, 주주환원 정책 등이 꼽힌다. KT&G는 KT나 포스코와 같이 소유분산 기업인지라, 정권 교체 때마다 외풍에서 안전하지 못했다. 이들의 최대 주주가 대개 국민연금공단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라고 해서 정부가 마음대로 외압을 가할 수는 없지만, 국민연금의 의결권이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지난 2018년 백 사장은 연임 과정에서 후보 선정 과정 불공정성 논란과 트리삭티 회계처리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2대 주주였던 기업은행은 백 사장의 각종 의혹, 사장추천위원회가 사장 공모 접수를 이틀로 한정해 백 사장에게 유리하게 진행된 점, 후보 자격을 전·현직 임원 등 내부 인력으로 제한한 점 등을 이유로 연임을 반대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에 콘퍼런스콜 개최를 제안하는 등 백 사장의 연임을 저지하려 했다.

그러나 ISS는 연임 '찬성' 입장을 밝혔고 경제개혁연대 자매기관마저 백 사장의 연임을 지지했다. 외국인 주주 또한 ISS의 결정을 참고해 의결권을 행사했고 개인·기타 주주 역시 기업은행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보에 동의하지 않았다. 당시 최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이 사장 연임안에 '중립' 의견을 제시했던 것도 백 사장 연임에 큰 몫을 했다.

2021년 백 사장의 두 번째 연임 당시에는 큰 반대가 없었다. 트리삭티 회계처리 의혹에 대한 꼬리표를 떼고 미국 반덤핑 불확실성도 해소됐기 때문이다. 또 2020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5조원 시대를 열며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고 필립모리스인터내셔날(PMI)과 협업으로 전자담배도 수출길을 열었다.

KT 선례 반면교사?···연임 우선 심사제도 먼저 폐지
일각에서는 이번에 KT&G가 이사회 규정을 개정한 것을 두고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의 이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앞서 FCP는 지난 1일 KT&G 이사회에 사장 후보 선임 절차를 개선해달라는 서한을 발송했다.

다만 이보다는 KT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은 선제적 조치라는 의견에 더욱 힘이 실린다. KT의 대표 선임 과정에서 연임 우선심사 제도가 문제가 됐고 국민연금이 CEO 후보 결정의 투명성을 강조한 만큼 잡음이 일 만한 요소는 사전에 제거하겠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백 사장의 '연임 도전 자체'가 부담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국민연금은 앞서 2018년 7월 말 수탁자 책임에 관한 원칙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고 2019년 12월 국민연금기금 적극적 주주 활동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 활동은 지난해 KT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큰 힘을 발휘했다.

당시 구현모 전 KT 사장의 연임 과정에서 KT 이사회는 운영 규정상 연임 우선심사 제도에 따라 구 전 사장에게 '연임 적격' 판정을 내렸지만, 국민연금은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의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라며 구 대표 연임에 제동을 걸었다.

KT 이사회는 공개경쟁 방식으로 차기 대표 선임 절차를 재추진하기로 하며 구 전 사장을 후보자에 포함했지만 결국 구 전 사장은 연임을 포기했다. 이후 단수 후보로 확정된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 사장도 사퇴했다.

백복인, 3연임 도전 불투명···실적·주가 힘 못써
백 사장이 또다시 연임에 도전할지는 알 수 없으나, 일단 최근 경영 성과는 백 사장에게 유리한 편은 아니다. 백 사장 취임 이후부터 KT&G의 매출액은 성장을 거듭하며 지난해 6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냈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주가 또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백 사장이 처음 대표로 취임한 날인 2015년 10월 7일 KT&G 종가는 10만9000원이었다. 이후 2016년 7월 1일 13만9500원을 찍고 10만원대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확 꺾였다. 2020년 3월 27일 6만3000원으로 최근 10년간 최저점을 찍은 이후 최근 3개월간은 8만원에서 9만원대를 횡보하고 있다. KT&G가 적극적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주가를 이전 수준만큼 띄우지는 못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8월 KT&G의 지분을 일부 매각하면서 기업은행에 최대 주주 자리를 내주면서 지분 보유 목적은 단순 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다. 단순 투자는 주총에서 제시된 안건에 대해서만 의결권을 행사한다. 일반투자는 경영권 영향 목적(경영 참여)은 없으나, 배당정책이나 자사주 정책 개선 등에서 주주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겠다는 의미다.

KT&G는 이달 중 지배구조위원회를 개최하고 적접한 절차에 따라 사장후보 선임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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