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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체면 구긴 조현식·MBK···조현범 회장 지배력만 강화

산업 재계

체면 구긴 조현식·MBK···조현범 회장 지배력만 강화

등록 2023.12.15 07:18

수정 2023.12.15 07:21

박경보

  기자

조양래 명예회장 지분 취득···조현범 측 지분율 45.61%우군 'hy'도 추가 지분 확보···공개 매수가격은 주가 밑오늘 매수가 상향 '데드라인'···금감원은 선행매매 의혹 살펴

체면 구긴 조현식·MBK···조현범 회장 지배력만 강화 기사의 사진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의 경영권 탈환 시도가 무위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아버지인 조양래 명예회장이 우군을 확보하고 지분도 추가 취득하면서 조현범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조 고문 측이 데드라인인 오늘(15일)까지 공개 매수가격을 올리지 않는다면 경영권 분쟁은 싱겁게 막을 내리게 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은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3718주를 장내매수해 2.72%의 지분을 취득했다. 주당 평균 매수가(2만2056원)를 고려하면 조 명예회장이 쏟아 부은 자금은 약 570억원에 달한다.

조 명예회장의 지원사격으로 차남 조현범 회장을 비롯한 특별관계자 지분율은 기존 42.89%에서 45.61%로 높아졌다. 조 명예회장은 앞서 지난 12일 "평생 일군 회사를 사모펀드에 내줄 수는 없다"며 지분 매입의사를 밝힌 바 있다.

장남 조현식 고문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지난 5일부터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4일까지 1주당 2만원에 주식을 사들여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의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조 고문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율은 18.93%이고, 차녀 조희원 씨가 보유한 10.61%도 우호지분으로 두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투자목적 자회사인 벤튜라가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49.89%~56.86%의 지분율로 최대주주 자리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조현식 고문의 이 같은 경영권 탈환 시도는 조현범 회장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시킨 꼴이 됐다. 조양래 명예회장의 등판으로 조 회장의 우호지분은 45%를 넘어섰고, 우군(hy)도 새롭게 합류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hy는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약 0.9% 가량 보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지분 공개매수를 공시한 지난 5일에는 50억원 규모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시장에선 윤호중 hy 회장이 초등학교 동창인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조 회장 측이 우호지분을 늘리면서 조 고문이 목표로 내세웠던 지분율 50% 확보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민연금공단이 3.80%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시중에 유통되는 모든 주식을 공개매수로 사들여야 해서다.

특히 경영권 분쟁 이슈로 급등한 주가는 이번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을 낮추는 배경이다. 지난 4일 1만6820원(종가 기준)이었던 한국앤타이어의 주가는 14일 2만1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거래일간 한 번도 공개매수 가격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는 만큼 소액주주들이 굳이 주식을 넘길 이유가 없는 셈이다.

관건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가격 상향 여부다.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 개최를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29일)을 고려하면 오늘(15일)은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수 있는 '데드라인'이다. 그간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 가격 상향을 일축해 왔지만 자금력을 앞세워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만약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린다면 조양래 명예회장이 추가적인 지분 확보에 나설 수 있다. 회사 주식을 팔거나 조 회장에게 증여한 조 명예회장은 약 5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다만 조 회장과 조 명예회장은 당장 MBK파트너스에 맞서기 위한 공개매수는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조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일부 기자들과 만나 "명성 있는 사모펀드의 무리한 시도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며 "경영권 방어 준비는 끝났고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고 밝혔다.

시장 일각에선 이번 공개 주식매수에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조 고문과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30일 주식 공개매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달 5일이 돼서야 뒤늦게 공시했다. 또한 한국앤컴퍼니의 주가는 지난달 20일 이후 공개매수 발표 전날인 4일까지 30% 가량 급등했다. 공개매수 공시 전 닷새 동안 특정 세력이 주식 공개매수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한국앤컴퍼니의 주식 공개매수 전 선행매매 세력이 있었는지 들여다보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한국앤컴퍼니의 선행매매 정황이 발견될 경우 정식조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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