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비' 속도 내는 휠라···올해는 다를까

휠라가 5개년 중장기 전략인 '위닝 투게더'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브랜드 가치 재정립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업계는 휠라가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 강화와 브랜드 고급화 등에 승부수를 띄워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수익성 반등까지 꾀할 것으로 전망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휠라는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정체성을 앞세워 스포츠 시장에서의 제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입지를 확고히 구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휠라는 최근 창립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브랜드 사장직을 신설하는 등 직접 사업을 운영하는 해외 지역의 실적 개선을 위해 전방위적인 체질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된 내수 시장을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로 해외 시장을 점찍은 모양새다.

관련 사장직에는 지난해 1월부터 북미에서 전개하고 있는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토드 클라인 휠라 USA 대표를 앉혔다. 토드 대표가 본격 합류한 이후 보여준 브랜드 방향성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과 열정적인 헌신 등이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 장남인 윤근창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와 '리복'의 임원 출신인 토드 대표가 30년 넘게 스포츠웨어 산업에 몸담아 오는 등 패션업계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경험,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인물로 꼽힌다는 점도 한몫 했다.

앞서 토드 대표는 리복의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이사로 재임할 당시 브랜드의 성공적인 리브랜딩을 이끄는 등 '올라운더' 면모를 톡톡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에 토드 대표는 향후 글로벌 전 지역에서 휠라 브랜드의 수장으로서 글로벌 제품과 마케팅 전략을 포함한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중추적인 핵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휠라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브랜드 고급화 전략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기존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것이 한계에 직면하자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수익성 개선을 이루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휠라는 올 가을·겨울(FW) 시즌부터 휠라플러스(FILA+) 컬렉션의 글로벌 론칭에 나설 계획이다. 격상된 스포츠웨어인 휠라플러스는 고급 소재를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다만 일각에선 휠라의 이러한 고급화 전략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사로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미지수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휠라는 그간 10·20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어왔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장기화된 경기 불황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SPA(제조·유통·판매 일괄형) 브랜드에 대한 이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휠라가 부진한 실적을 거두는 동안 고물가 기조로 유니클로와 이랜드 등 글로벌 SPA 브랜드의 성장세는 나날이 지속되고 있고 소비 양극화 현상에 따라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명품 등 럭셔리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며 "이는 즉 어중간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경우 이제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휠라홀딩스가 지난해 2월 야심차게 발표한 위닝 투게더 전략은 브랜드 가치 재정립을 비롯한 '고객 경험 중심 비즈니스 모델 구축', '지속가능 성장' 등을 추구해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제품과 마케팅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