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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에 오너가에 발생한 ‘골육상쟁’

[사건의 재구성]아워홈에 오너가에 발생한 ‘골육상쟁’

등록 2019.10.02 15:55

이지영

  기자

후계구도 바뀌고 심화된 남매갈등 ‘점입가경’막내 구지은 대표 “오빠가 식자재 공급 끊었다” 소송차녀 구명진씨 법원에 “주총 열게 해달라” 신청하며 참전

아워홈에 오너가에 발생한 ‘골육상쟁’ 기사의 사진

돈가스 전문점 ‘사보텐’과 멕시칸 패스트푸드 ’타코벨’이 영업 중단 위기에 처했다. 이들 업체에게 식자재를 공급하는 아워홈이 돌연 거래 중지를 통보하면서 더 이상 물량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사실 아워홈과 이 업체들을 운영하는 ‘캘리스코’는 가족회사다. 범 LG가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남과 막내딸이 각각 아워홈과 캘리스코 경영을 맡고 있다. 아워홈 오너가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이번 ‘식재재 공급 중단’ 사태는 아워홈 오너가 3세간 갈등에서 비롯됐다.

아워홈은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 구자학 회장이 설립한 종합식품기업이다.

아워홈 창업주인 구자학(89)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62) 아워홈 대표와 삼녀인 구지은(52) 캘리스코 대표는 지난 2015년부터 경영권 분쟁을 펼쳐왔다. 구 회장은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슬하 1남3녀가 있다. 장녀(구명진씨)와 차녀(구미현씨)는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현재 아워홈은 장남 구 부회장이 지분 38.56%, 장녀인 구미현 씨가 19.28%, 차녀인 구명진 씨가 19.6%, 막내인 구지은 대표가 20.67%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재계에서 점치던 아워홈의 후계자는 구 회장의 1남3녀 중 유일하게 일찍부터 경영에 참여해온 구지은 전 부사장(현 캘리스코 대표)이었다. 장남인 구 부회장은 막내가 회사 경영에 참여할 당시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다.

실제 구 전 부사장은 지난 2004년부터 아워홈 경영에 참여해 구매식재사업본부장, 부사장 등을 거치며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때문에 회사 안팎에서는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범LG가 가풍을 깬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기존 임원들과 갈등을 빚으면서 구 전 부사장은 2016넌 관계사인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밀려났다. 이 자리는 구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앉으면서 채워졌다. 구 부회장은 삼성경제연구소 임원 등으로 회사 밖에서 일하다가 이때부터 아워홈 경영에 본격 참여했다.

남매간 갈등은 이 때부터 시작됐다. 구 전 부사장이 후계구도에서 밀려나고 오빠인 구 부회장이 아워홈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남매간 골육상쟁이 발생한 것. 구 전 부사장은 캘리스코 대표로 자리를 옮긴 이듬해 4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아워홈의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청했다. 임시주총의 안건은 이사 선임의 건이였다.

당시 19.60%, 19.28%의 지분을 갖고 있는 장녀 구명진씨와 차녀 구미현 씨가 구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장녀 구미현 씨가 오빠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사 선임 건은 부결로 끝났다.

이 사건 발생 이후 구 부회장은 바로 반격에 들어갔다. 막내가 운영하고 있는 캘리스코에 식재료 공급 중단(8월)을 통보한 것.

캘리스코는 아워홈 관계사로 사보텐 이외에 패스트푸드 브랜드 타코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9년 아워홈의 외식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했다. 아워홈은 캘리스코의 외식 사업에 필요한 모든 재료를 공급하고 구매 및 물류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아워홈이 캘리스코로부터 매년 올리는 매출은 약 260억원 가량이다.

당시 구지은 대표는 “구 부회장의 아들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과 이사 보수 증액 등에 이의를 제기하자 오빠가 아워홈의 경영을 독점하고 자신이 지배 주주인 회사를 시장에서 퇴출 시키겠다는 악의를 갖고 거래 종료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구 대표는 아워홈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식재료 공급중단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그는 가처분 신청서에 “아워홈에 이득이 되는 거래를 일방적으로 종료하는 위법행위를 통해 회사에 큰 손해를 끼치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식자재 공급을 계속해달라는 캘리스코의 요청에도 아워홈은 지난 8월 캘리스코에 10월 12일 상품 공급을 끊겠다고 통보했다. 아울러 IT 지원 서비스, 물량 도급 등도 연말에 종료하겠다고 했다. 아워홈이 당장 상품 공급을 끊으면 70여개 점포 영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오빠와 셋째 동생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아워홈의 3대 주주인 차녀 구명진씨가 참전했다. 구명진씨는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구씨의 주총소집 청구에도 주총을 열지 않자 법원에 주주총회소집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남매 갈등의 연장선이다.

2일 주총소집 허가신청에 대한 법원 심문이 진행됐고, 캘리스코 측의 가처분 신청과 구명진 씨의 주총소집 허가 신청 모두 다음주 쯤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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