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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3년 개발 끝에 불가능을 구현"···확 바뀐 삼성 '비스포크 AI 콤보'

산업 전기·전자

"3년 개발 끝에 불가능을 구현"···확 바뀐 삼성 '비스포크 AI 콤보'

등록 2024.03.11 14:23

수정 2024.03.11 14:49

정단비

  기자

이무형 부사장 "구조적 한계 극복 위해 원점서 검토"일체형 최대 열교환기, 건조알고리즘 등 대대적 혁신대화면으로 AI기능도···2분기 내 글로벌 시장도 진출

11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 이무형 부사장이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의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11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 이무형 부사장이 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의 혁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 기획·개발 초기 자신에게 준 미션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한계에 타협하지 않고 단독 건조기와 동일한 성능을 끌어내는 것이었다. 처음에 불가능했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3년에 걸친 개발 끝에 구현해 낼 수 있었다."

삼성전자가 얼마 전 선보인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가 출시와 동시에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출시 나흘 만에 판매량 1000대를 넘어서는 등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같은 '꿈의 가전'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가 탄생하기까지 3년에 걸친 삼성전자의 적잖은 고민과 노력이 녹아있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사업부 CX팀장 부사장은 11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태평로빌딩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신제품 '비스포크 AI 콤보'와 관련한 브리핑을 열고 개발 배경, 제품 특장점 등을 소개했다.

이 부사장은 '비스포크 AI 콤보' 개발 배경에 대해 "세탁기와 건조기를 사용하다 보면 세탁이 끝난 후 건조기로 옮겨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세탁기와 건조기를 동일한 공간에 두려면 공간이 부족했다"며 "시장 조사를 해보면 절반 이상의 고객들이 일체형 올인원 세탁건조기 제품을 바랐다"고 설명했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과거에도 있었다. 다만 이는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단독 세탁기와 건조기를 이용할 때보다 만족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에는 뜨거운 열을 사용해 옷을 말리는 히터 방식을 활용하다 보니 옷감 손상 우려가 있었고 건조 시간도 3~4시간 등 오래 걸렸다. 결국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시장의 외면을 받았고 세탁기와 건조기를 따로 사용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

삼성전자도 '비스포크 AI 콤보'를 만들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단독 건조기 수준의 성능을 이끌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 부사장은 "단독 건조기는 건조를 위한 큰 통 안에서 건조하게 되는 일체형은 기본적으로 세탁기 안에서 건조하게 된다"며 "구조적인 차이 때문에 단독 건조기를 따라갈 수 없다는 게 업계의 기술적 한계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기존의 형태를 가져가는 것이 편하지만 단독 건조기 수준을 맞추기 위해 모든 구조를 정말 여러 번 뒤집었다"며 "어떻게 하면 가장 컴팩트하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데도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콤보'는 단독 건조기에 버금가는 성능 구현을 위해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바꿨다. 우선 기존 건조기 아래쪽에 있던 히트펌프(컴프레서+열교환기)를 상단에 최적화한 형태로 설계해 배치하고, 기존 상단에 있던 세제 자동투입 장치는 하단으로 재배치하는 등 설계부터 부품 배치까지 핵심 기술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비스포크 AI 콤보'에 고효율 인버터 히트펌프를 갖추면서 최적의 부품 설계를 적용, 일반 21kg 건조기와 동일한 크기의 대용량 열교환기를 적용했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순환을 통해 공기의 온도·습도를 변화시켜 옷감의 수분을 날리는 방식이다. 건조한 공기가 드럼 안을 순환하며 빨래를 말리고, 빨래를 거친 습한 공기는 열교환기를 거치며 습기를 빼앗겨 제습이 이뤄진다. 삼성전자는 대용량 열교환기를 적용해 순환하는 공기의 접촉 면적을 월등히 넓혀, 빨래가 더욱 잘 마를 수 있도록 했다.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기존 드럼 세탁기, 건조기보다 훨씬 많은 부품을 집약해야 한다는 악조건에서, 특허 기술인 터브 일체형 유로(공기 순환) 구조를 개발해 콤보 제품이 갖는 구조적 제약을 극복했다. 이러한 하드웨어 혁신을 대용량 건조 성능으로 연결하기 위해 건조 알고리즘 또한 완전히 새롭게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건조 시 온도가 60도를 넘지 않도록 제어해 옷감 수축에 대한 소비자 우려도 최소화했다. 또 제품 내부에 직수로 연결돼 강한 물살로 열교환기를 세척하는 '직수 파워 오토 클린' 기능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이고 불편한 청소에 대한 우려를 해결했다.

이 부사장은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단독 건조기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모든 설계 방식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했다"며 "3년의 연구개발 끝에 마침내 소비자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비스포코 AI 콤보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에너지가 절약되는 강점도 갖췄다. 세탁은 찬물에서도 빠르고 깨끗하게 빨래를 할 수 있게 하는 '에코버블' 기술, 건조는 고효율 히트펌프 적용으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 제품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으로, 세탁물 1kg당 세탁 시 소비전력량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최저 기준보다 40% 낮을 정도다. 또 스마트싱스를 통해 비스포크 AI 콤보의 AI 절약 모드를 설정하면 세탁 시 최대 60%, 건조 시 최대 30%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하이브리드 건조 사이클을 활용해 사계절 내내 강력한 건조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에너지 사용을 최적화한다. 드럼 내부의 초기 온도를 빠르게 상승시킨 이후 저온으로 건조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일반 건조기에 사용하는 디지털 인버터와 고효율 히트펌트 기술, 환경 조건에 따라 히트펌프와 히터를 복합 운전해 최적의 성능을 구현했다.

이 부사장은 "많은 분이 건조기를 베란다에 설치하는데 그런 경우 건조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며 "베란다 온도가 동파 수준으로 가는 경우 상온에서 나오는 건조 성능보다 20~30% 악화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비스포크 AI 콤보는 하이브리드 건조 사이클을 통해 외부 온도 낮으면 히터가 작동해 성능 손실을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고성능 칩과 타이젠 OS를 기반으로 7형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제공해, 세탁·건조의 기본적인 기능은 물론 다양한 생활편의 기능까지 지원한다.

7형 디스플레이에서 세탁·건조를 제어하는 한정된 역할에서 벗어나, '맵뷰'로 집안의 공간별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또 모든 스마트 가전·기기들을 바로 제어할 수도 있어 일상에 필요한 일들을 간편히 해결할 수 있다.

직관적인 터치 조작뿐 아니라 빅스비를 통해 "세탁기 문 열어줘", "AI맞춤코스 시작해줘" 등 사용자가 직접 행동하는 대신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시 사흘 만에 판매량 1000대를 돌파했고 이달 7일 누적 판매량 3000대를 돌파하는 등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글로벌 시장도 이달 중 미국 런칭을 시작으로 올해 2분기 내 글로벌 전체에 수출할 예정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 1년 국내에서 드럼 세탁기가 100만대, 건조기가 83만대 팔렸고 건조기 보급률은 아직 30%에 불과하다"며 "아직 건조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70%가 새롭게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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