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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현의 테마 에세이|<바가바드기타>] ⑫ 제1권 13-14행

“당신은 어떤 소리를 내고 계십니까?”


인생은 자신만의 간절하고 선명한 소리를 연주하기 위한 수련이다. 자신만의 소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은, 남들이 환호하는 신기한 소리를 내는 악기를 연주하며 숨을 가쁘게 몰아쉰다. 사람의 목소리는 그 사람이다. 자신이 꼭 해야 할 말을 오랜 침묵을 통해 발견한 사람의 목소리는 겸손하지만 확신에 차있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 굳이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을 구별한다.

여기, 전투를 벌이는 두 진영이 있다. 비슈마가 이끄는 카우바라 군대와 아르주나가 이끄는 판다바 군대가 서로 마주 보며 정렬하였다.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누가 먼저 자신들의 용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전투 시작을 알리는 함성과 군악대를 울릴 것인가? 전쟁은 인류의 등장과 함께 시작하였고, 상대편의 기를 좌절시키려는 함성喊聲은 전투승리의 필수적인 요소다. 함성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뿔, 드럼, 소라 나팔, 백파이프, 심벌즈와 같은 악기들을 사용한다. 이 악기들은 화음이 아니라, 상대방을 압도하기 위해 큰 소리를 내는 도구들이다.

영어단어 ‘슬로건’slogan은 함성의 일종이다. 이 단어는 스코틀랜드 켈트어로 ‘군대’를 의미하는 slaugh와 ‘소리 지르기’를 의미하는 gairm의 합성어다. ‘슬로건’은 군인들이 함께 소리를 지르는 행위다. <바가바드기타>(BG) 제1권 13-14행은 양측의 악기를 동원하여 군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상대방의 전의를 상실시키려는 요란한 소리를 내는 악기들의 연주다.

카우라바 군대와 그 대장 비슈마는 이기심의 상징이다. 비슈마는 오감을 자극하고 중독시키는 감각에 명령을 받아 움직인다. 그 자극은 카우라바 군인 모두를 흥분시켜, 호흡을 가쁘게 만든다. 그들의 야단법석은 요가수련자에게 필요한 정적과 몰입을 좌절시킨다. BG I.13는 카우라바 군대가 내는 요란한 소리에 관한 기록이다.

I.13
tataḥ śaṅkhāścha bheryaścha
타타흐 샨카샤차 베르야쉬차
paṇavānaka-gomukhāḥ
파나바나카-고무카흐sahasaivābhyahanyanta
사하사이바브야한얀타
sa śabdastumulo ’bhavat
사 샤브다스투물로 바라트

“그런 후에, 소라 나팔과 큰북과
심벌즈와 작은 북과 트럼펫이
이 모든 것이 갑자기 큰 소리를 냈다.
그 소리가 대단했다.”

가장 먼저 소리를 낸 악기는 소라 나팔이다. 국악에서도 소라 껍데기로 만든 국악기가 있다. 나각螺角이다. 나각의 끝부분에 취구吹口를 달고 입김을 불어 넣어 소리를 내는 악기다. 소라 나팔, 큰 북, 심벌즈, 작은 북 그리고 트럼펫은 모두 용사들을 자극하고 숨을 가쁘게 한다. 이 악기들에게 나오는 요란한 소리는 요가수련자의 집중을 방해하는 외부의 소리다.

BG I.12-18은 요가수련자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정신적이며 영적인 전투를 상징한다. 비슈마가 이끄는 군대에서 나오는 외부의 소리와 아르주나가 이끄는 군대가 연주하는 내면의 소리다. 요가수련자가 명상을 수련하여 외부의 소리를 단절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외부의 자극에 쉽게 반응하는 이기심이 작동하며, 소라 나팔소리와 같이 거친 숨소리가 나오고 큰북과 작은북의 울림과 같이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하면서 온몸이 떨린다. 그런 불안한 떨림은 곁에 있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정도의 큰 트럼펫 연주와 같다.

깊은 명상으로 들어가 외부의 소리를 차단하고 내면의 소리만을 경청하기 위해서는 수련자의 남다른 결심이 필요하다. 온전한 명상은, 마음, 숨, 생기, 그리고 힘이 필요하다. 어린아이가 잠을 잘 때 지니는 평온한 마음은 가장 완전한 들숨과 날숨을 만든다. 그 아이는 생기가 넘치며, 자생이 필요한 힘을 지니게 된다. 수련자는 가장 먼저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프라나야마’pranayama훈련이 필요하다. 프라나야마는 신체에 존재하는 생기의 표식인 숨과 힘(prana)을 조절(ayama)한다는 의미다.

카우라바 군대의 야단법석하는 소리가 점점 줄어 들었다. 이제 이들을 평원의 건너편에서 지켜보는 판다바 군대가 반응할 차례다. 아르주나가 이끄는 판다바 군대는 다른 방식으로 전투의 시작을 알린다.

I.14
tataḥ śvetairhayairyukte
타타흐 슈베타이르하야이르육테
mahati syandane sthitau
마하티 스얀다네 스티타우mādhavaḥ pāṇḍavaśchaiva
마다바흐 판다바슈차이바
divyau śaṅkhau pradadhmatuḥ
디브야우 샹카우 프라닷마투흐

”그러자 백마들에 고삐를 맨
웅장한 전차에 서 있는
마다바의 후손이 크리슈나와 판두의 아들인 아르주나가
자신들의 신적인 소라 나팔을 불었다.”

판다바 군대를 이끄는 크리슈나와 아루주나는 명상을 의미하는 전차 위에 서 있다. 그들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백마들을 고삐를 채워 조절하고 있다. 첫 행의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산스크리트어 단어 ‘육테’yukte는 ‘고삐를 매다’라는 의미를 지닌 산스크리트어 동사 ‘유즈’yuj의 과거분사형이다. 크리슈나와 아르주나는 호흡을 조절하고 신비한 ‘옴’aum 소리를 내면서, 삼매경 안으로 진입하였다.

그들은 외부의 자극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두발로 굳게 서 있다. 크리슈나의 부족은 야바다스Yadabas인데 그 시조가 ‘마두/마다브Madhu/Madhav’다. ‘마다브’는 풍요의 여신이며 비슈누 신의 부인인 락슈미Lakshmi, 사라스바티 혹은 칼리와 같은 영혼의 본성을 의미하는 ‘마’와 ‘남편’을 의미하는 ‘다브’dhav의 합성어다. 이들은 깊은 명상으로 진입하여, 자신을 절제하는 백마들과 함께 들판에 서 있다. 이들로 이제 거룩한 소라 나팔을 힘차게 부른다. 이제 이기심을 상징하는 카우라바 군대와 한판 전투를 벌일 참이다.

인생은 하루 동안 치러야 하는 전투다. 어떤 사람은 명상을 수련하지 않아 정제되지 않은 생각을 품은 언행으로 시간을 보낸다. 다른 부류의 사람은 깊은 명상을 수련하여, 침묵이 낳은 자식인 선명한 단어를 찾아내고, 그 말을 온전하게 완수하기 위해 하루를 보낸다. 당신은 온갖 요란한 색과 소리를 내는 악기를 통해, 정제되지 않는 불안한 소리를 내고 계십니까? 아니면, 언덕 위에서 자기절제의 백마들과 함께 혼연일체가 되어 마음속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청아한 목소리를 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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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루크세트라 평원에서 나각을 부는 크리슈나와 아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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