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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윤종규 회장도 용퇴"···'황금기' 이끈 금융그룹 CEO, 무대 뒤로

금융 은행

"윤종규 회장도 용퇴"···'황금기' 이끈 금융그룹 CEO, 무대 뒤로

등록 2023.08.08 06:00

차재서

  기자

5대 금융그룹 회장 나란히 '새 얼굴'로 교체 위기 속 성장 기반 다진 전임자 성과 '호평' 지휘봉 넘겨받은 후임 CEO 경영 행보 주목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이번 임기(11월20일 만료)를 끝으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사진=KB금융지주 제공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이번 임기(11월20일 만료)를 끝으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사진=KB금융지주 제공

'장수 CEO'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용퇴를 선언하면서 신한·하나·우리·농협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 사령탑이 새 얼굴로 교체된다. 이로써 글로벌 금융위기를 딛고 '황금기'를 이끈 경영인이 나란히 무대 뒤로 퇴장하고, KB금융을 포함한 모든 금융그룹이 변화의 흐름에 올라탄 모양새다.

7일 KB금융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은 최근 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이번 임기(11월20일 만료)를 끝으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룹의 미래와 변화를 위해 새로운 인물에게 바통을 넘길 때가 됐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경호 KB금융 회추위원장은 "윤 회장이 취임 시 꿈꿨던 KB의 모습을 어느 정도 이뤘기에, 이사회를 중심으로 구축한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효과적인 경영승계 시스템이 잘 작동함을 시장에 보여줄 시기가 됐다는 의사를 연초부터 이사회에 비쳐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회장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그와 함께 했던 시간을 이사회도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할 것"이라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관심을 모았던 윤 회장이 자신의 거취를 확정하면서 5대 금융그룹의 CEO는 모두 바뀌게 됐다. 작년말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에 이어 연초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용퇴를 선언했고, 하나금융에선 김정태 전 회장이 일찌감치 함영주 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준 바 있다. 한 시대가 저물고 금융권 전반에 세대교체가 현실화한 셈이다.

특히 앞서 금융그룹 회장을 지낸 이들 경영인은 '구원투수'로 등판해 장기적 성장 기반을 다졌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이들이 전면에 나선 2010년대 중반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업권 안팎에 어느 때보다 위기감이 팽배했던 시기였다. 저물가와 저금리·저성장이란 이른바 '3저 현상'의 고착화에 은행업 수익성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녹록지 않은 환경이 지속된 탓이다.

때문에 각 CEO는 영업에 가속페달을 밟는 한편, 비은행 M&A(인수합병)을 시도함으로써 기초 체력을 키우는 데 신경을 쏟았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실제 2014년 취임한 윤 회장의 경우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시작으로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2020년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등의 인수합병을 주도하며 비은행 사업을 강화했다. 이를 바탕으로 KB금융의 포트폴리오와 지배구조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회장 재임 중 KB금융도 순항을 거듭했다. 2017년 3조31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3조 클럽'(연간 순익 기준)에 가입했고 2021년(4조4906억원)과 2022년(4조1217억원)에도 2년 연속 4조원대 순익을 달성했다. 2014년 순익이 1조4007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8년 사이 수익성이 3배 가까이 뛰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308조원이던 자산도 706조원(6월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에 접어들어서도 KB금융은 상반기에만 3조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내며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도 전임 회장 시절 공격적으로 저변을 넓히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2018년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함으로써 그룹에 새 성장엔진을 장착한 게 대표적이다. 그룹 차원에선 조흥은행과 LG카드(현 신한카드) 이후 11년 만에 성사시킨 '빅딜'이었다. 여기에 신한금융은 아시아신탁(신한자산신탁), 네오플럭스(신한벤처투자), BNPP카디프손해보험(신한EZ손해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함으로써 종합금융사로서의 외형을 완성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은 실적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신한금융은 2021년 순이익 4조193억원을 올리며 '4조 클럽'에 합류했고 2022년에도 사상 최대치인 4조6432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상반기 역시 2조6262억원을 남겨 이변이 없는 한 올해도 5조원에 근접한 순익을 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 통합 생명보험사 신한라이프를 비롯해 새로 합류한 비은행 자회사가 우호적이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제 역할을 하며 힘을 보탠 결과다.

이에 업계에선 지휘봉을 넘겨받은 후임자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불확실한 시장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와 신사업 확보, 사업 효율화 등 숙제는 더욱 늘어난 만큼 보다 면밀한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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